거치기간을 넣으면 처음 몇 년은 이자만 내니 월 부담이 확 줄어 보입니다. 그런데 그 몇 년 동안 원금은 1원도 줄지 않고, 남은 기간에 원금 전부를 갚아야 하므로 거치가 끝나면 월 상환액이 무거치보다 커집니다. 3억원·연 4.2%(예시)·30년 원리금균등 조건에서 3년 거치는 총이자를 11,713,958원 늘리고, 거치 후 월 상환액을 82,492원 올립니다.

이 글의 숫자는 2026년 9월 기준으로 머니힌트 대출 상환 계산기와 같은 함수로 계산했습니다. 금리는 설명을 위한 예시이며 실제 대출금리와 다릅니다.

거치기간이란 무엇인가

거치기간은 대출 초기에 원금 상환을 미루고 이자만 내는 기간입니다. 30년 만기에 3년 거치라면 처음 36개월은 이자만 내고, 나머지 324개월 동안 원금과 이자를 갚습니다. 총 대출기간 안에 거치가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거치를 넣는다고 만기가 뒤로 밀리지는 않습니다.

거치 중 월 이자는 단순합니다. 원금 × 월이율이므로 3억원·연 4.2%면 매달 3억원 × 0.35% = 1,050,000원입니다. 거치가 끝나면 그 시점의 잔액(거치 중에는 원금 그대로)을 남은 개월 수로 원리금균등 계산해 새 월 상환액이 정해집니다.

거치 0·1·3·5년, 숫자로 비교하면

아래 표는 3억원을 연 4.2%(예시)로 30년(360개월) 원리금균등 상환하되 거치기간만 바꾼 결과입니다. 거치가 길어질수록 거치 후 월 상환액과 총이자가 어떻게 커지는지 읽으면 됩니다.

MONEYHINT / 비교 노트 01거치 0·1·3·5년, 숫자로 비교하면
없음
거치 중 월 이자
-
거치 후 월 상환액
1,467,052원
총이자
228,138,372원
무거치 대비 증가
-
1년(12개월)
거치 중 월 이자
1,050,000원
거치 후 월 상환액
1,492,433원
총이자
231,966,892원
무거치 대비 증가
+3,828,520원
3년(36개월)
거치 중 월 이자
1,050,000원
거치 후 월 상환액
1,549,544원
총이자
239,852,330원
무거치 대비 증가
+11,713,958원
5년(60개월)
거치 중 월 이자
1,050,000원
거치 후 월 상환액
1,616,827원
총이자
248,048,082원
무거치 대비 증가
+19,909,710원
전체 표로 나란히 비교하기 (4개 항목)
거치기간 거치 중 월 이자 거치 후 월 상환액 총이자 무거치 대비 증가
없음 - 1,467,052원 228,138,372원 -
1년(12개월) 1,050,000원 1,492,433원 231,966,892원 +3,828,520원
3년(36개월) 1,050,000원 1,549,544원 239,852,330원 +11,713,958원
5년(60개월) 1,050,000원 1,616,827원 248,048,082원 +19,909,710원

거치 3년의 경우 거치 중에 낸 이자만 37,800,000원입니다. 이 돈은 원금을 한 푼도 줄이지 못했습니다. 거치가 끝난 뒤에는 27년 동안 매달 1,549,544원을 내야 하는데, 처음부터 갚았다면 30년 내내 1,467,052원이었습니다.

거치 1년당 총이자가 약 380만~400만원씩 늘어나는 셈입니다. 5년 거치는 총이자가 약 2억 4,805만원으로, 원금 3억원의 82.7%를 이자로 내게 됩니다.

금리가 오르면 거치의 비용도 커진다

거치기간을 둔 대출이 변동금리라면 위험이 겹칩니다. 아래 표는 같은 3억원·30년 대출에서 금리만 연 4.2%, 5.2%, 6.2%(모두 예시)로 바꾸고, 3년 거치와 무거치를 나란히 놓은 것입니다. 금리가 1%p 오를 때 거치 중 이자와 거치 후 상환액이 얼마나 뛰는지 보면 됩니다.

MONEYHINT / 비교 노트 02금리가 오르면 거치의 비용도 커진다
연 4.2%
거치 중 월 이자
1,050,000원
거치 후 월 상환액(3년 거치)
1,549,544원
총이자(3년 거치)
239,852,330원
무거치 월 상환액
1,467,052원
총이자(무거치)
228,138,372원
연 5.2%
거치 중 월 이자
1,300,000원
거치 후 월 상환액(3년 거치)
1,724,958원
총이자(3년 거치)
305,686,751원
무거치 월 상환액
1,647,333원
총이자(무거치)
293,039,588원
연 6.2%
거치 중 월 이자
1,550,000원
거치 후 월 상환액(3년 거치)
1,909,585원
총이자(3년 거치)
374,505,648원
무거치 월 상환액
1,837,407원
총이자(무거치)
361,466,441원
전체 표로 나란히 비교하기 (3개 항목)
금리(예시) 거치 중 월 이자 거치 후 월 상환액(3년 거치) 총이자(3년 거치) 무거치 월 상환액 총이자(무거치)
연 4.2% 1,050,000원 1,549,544원 239,852,330원 1,467,052원 228,138,372원
연 5.2% 1,300,000원 1,724,958원 305,686,751원 1,647,333원 293,039,588원
연 6.2% 1,550,000원 1,909,585원 374,505,648원 1,837,407원 361,466,441원

금리가 4.2%에서 6.2%로 오르면 거치 중 월 이자는 105만원에서 155만원으로 50만원 늘고, 거치 후 월 상환액은 1,549,544원에서 1,909,585원으로 36만원 늘어납니다. 총이자는 약 1억 3,465만원 더 많아집니다.

거치 중에는 이자만 내면 되니 괜찮다고 느끼기 쉽지만, 원금이 그대로라 금리 인상분이 잔액 전체에 그대로 얹힙니다. 거치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금리까지 올라 있으면, 105만원에 익숙해진 가계가 갑자기 190만원 넘는 상환액을 마주하게 됩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6년 8월 27일 연 3.00%로 올랐고, 2026년 7월에 이어 두 번 연속 인상입니다. 변동금리 거치식 대출을 검토한다면 지금 금리가 아니라 위 표처럼 1~2%p 높은 금리로도 거치 후 상환액이 감당되는지 먼저 봐야 합니다.

거치가 맞는 상황, 아닌 상황

거치가 합리적인 경우는 소득 공백의 끝이 정해져 있을 때입니다. 육아휴직이나 이직 준비처럼 1~2년 뒤 소득이 돌아오는 게 확실한 경우, 전세에서 매매로 옮기며 보증금 반환을 기다리는 몇 달, 잔금 시점과 기존 집 매도 시점이 어긋나는 전환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때도 거치는 필요한 만큼만 짧게 잡고, 거치 후 상환액을 미리 계산해 감당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지금 월 부담을 줄이고 싶다는 것이 유일한 이유라면 거치는 답이 아닙니다. 부담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뒤로 밀리면서 커지기 때문입니다. 소득이 늘어날 근거가 없다면 거치 후 상환액 1,549,544원은 지금의 1,467,052원보다 더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에는 거치 대신 대출 금액을 줄이거나 기간을 조정하는 쪽이 낫습니다.

거치 중에 여유 자금이 생기면 원금 일부를 갚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만 대출일부터 3년 이내 상환분에는 중도상환수수료가 붙을 수 있으므로 약정서의 요율을 먼저 확인합니다. 대출 상환 계산기에서 거치기간을 넣고 빼며 내 조건의 차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DSR과 스트레스 DSR은 거치에 어떻게 얽히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연간 갚아야 할 모든 대출의 원리금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금융회사가 대출 한도를 정할 때 씁니다. 2025년 7월 1일부터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돼,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주택담보대출은 실제 금리에 스트레스 금리 1.50%를 더해 상환능력을 심사합니다. 지방 주택담보대출은 2단계 수준인 0.75%가 2026년 12월 31일까지 유예 적용됩니다.

스트레스 금리는 실제로 내는 이자가 아니라 금리가 이만큼 올라도 갚을 수 있는지 보는 심사용 가산입니다. 위 금리 시나리오 표에서 4.2%와 5.2%, 6.2%를 나란히 비교한 것과 같은 취지입니다. 거치기간이 DSR 산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금융회사와 대출 종류에 따라 다르므로 신청 전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 3억·4.2%·30년 예시에서 3년 거치는 총이자 +11,713,958원, 거치 후 월 상환액 +82,492원.
  • 금리 2%p 상승 시 거치 중 이자 +50만원, 3년 거치 총이자 +약 1억 3,465만원.
  • 거치는 소득 공백의 끝이 정해져 있을 때만, 필요한 만큼 짧게.